Restaurant Notebook 001 · 2026/6/29 방문
“사람이 많이 붐비는 시기가 아니어서 그런지, 예약없이 방문했는데도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큰 장단점 없이 무난하게 이용했다.”

가게 정보
철쥬 (鉄じゅう, Tetsuju) · 黒毛和牛・鉄板焼・お好み焼き
📍오사카 도톤보리
https://maps.app.goo.gl/HmuzE1xbfrRvPuHy6
주문한 메뉴
- 오코노미야끼(돼지고기)
- 야끼소바(해산물)
- 와규 타다끼
요리사로서


오코노미야끼는 굉장히 폭신하고 두툼해서 단단한 달걀말이 같은 식감이었다. 생각보다 마요네즈와 가쓰오부시를 적게 뿌려줘서, 가운데 부분 말고는 소스에 버무린 맛이 아닌 담백한 맛으로 접할 수도 있었다.
다른데서는 보통 가쓰오부시나 마요네즈를 많이 뿌려주는 편이지만, 여기는 그렇지 않았다. 더 요청할 수도 있었지만, 이것도 이 가게 요리사만의 계획과 의도일 수 있겠다는 생각에 그냥 먹었다. 겉은 약간 바삭하며 안은 굉장히 두툼하고 폭신한 느낌의 무난한 오코노미야끼라고 생각이 든다.

야끼소바도 또한 무난한 맛이다. 다만 해물을 조금 더 넣어줬더라면, 조개 몇 알이라도 있었더라면 좋았겠다라는 생각이다. 메뉴 이름에 해물이라는 칭호를 넣기에는 조금 아쉬운 해물의 양이었다.

와규 타다끼는 맛만 따지면 굉장히 맛있고 부드러웠다. 한국의 소인 한우와는 다르게 육향은 떨어지지만 근육의 결이 느껴지지 않을정도로 부드러운 식감이었다. 다만, 몇 점 안 나오는데 가격은 한화로 만 원정도였다. 여행지에서의 소비를 생각하면 만 원에 요리 하나를 맛볼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고 술 안주로도 좋으나, 양이 말도 안 되게 적었다는 게 함정이었다. 조리 시간도 가장 짧았던 메뉴로 가게 사장님의 입장에선 최고로 편하고 마진이 많이 남는 메뉴일지도 모른다.
사장으로서
항상 드는 생각이지만, 탄수화물을 베이스로 하는 장사는 정말 많이 남겠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면 요리는 면을 삶고 육수나 소스만 얹어서 나가면 되니 조리 시간도 짧고, 밀가루 값만 따지면 원가가 낮을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야끼소바와 오코노미야끼는 면과 밀가루 반죽, 양배추가 메인 구성인 음식이다. 소비자는 맛만 있으면 먹지만 사장 입장에서는 많이 남길 수 구조다. 게다가 메뉴 가격이 모두 만 원 초반 대라, 손님 입장에서도 관광지에 와서 이 가격에 메뉴 하나씩 맛볼 수 있으면 괜찮다는 생각이 든다.
주문하지 않은 음식이 계산서에 있었다

자리에 앉자 기본 반찬으로 작은 요리가 나왔다. 닭가슴살을 찢어서 야채와 버무려준 음식이었는데 맛은 괜찮았지만 신경을 엄청 쓴 요리라는 생각이 들 정도는 아니였다. 딱 기본 반찬인 느낌인데 단가가 무료로 제공되기엔 사장 입장에선 ‘조금’ 부담될만한 느낌의 메뉴였다.
알아보니 이는 오토오시(お通し)라고 부르는 기본 반찬이였다. 간략히 말해보자면 한국과는 달리 기본 찬 가격을 자동으로 받고 제공되는 음식이다. 일본 지역에 따라 우리에게 익숙한 표현인 스끼다시라는 말로도 불린다.
일본의 식당에는 오토오시가 흔하기에 이런 식문화를 모르는 관광객들에게는 놀랄 수도 있겠다. 이런 식문화를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관광객으로써 그 나라의 문화를 존중하는거라고 생각한다.
손님 입장에서는 한국의 술집에 있는 강냉이를 주는 것보다는 조금더 성의있고 맛있는 요리를 먹어서 좋기도 하고, 본 음식이 나오는데까지 시간을 지루하지않게해서 좋다. 일본은 보통 주문한 음식이 나오는데까지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고 하는데 그 시간을 달래기에 좋다.
하지만 사장입장에서 보면 잘 설계된 방식이라고 생각이 든다. 손님에게 자동으로 객단가를 더 부여할 수도 있으며, 기다리는 시간동안 맥주를 하나 더 시켜서 같이 먹을 수도 있다는 장점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이번 일본 여행을 통해 새로 배운 식문화인 ‘오토오시’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작성할 생각이라 여기까지만 적어둔다. [2]
운영 관찰
| 항목 | 내용 |
|---|---|
| 좌석 | 카운터 8석 + 4인 테이블 1개 (총 12석) |
| 직원 | 3명 — 서빙·응대 1, 철판 1, 보조 1 |
| 주문 | QR 코드, 다국어 메뉴판(한국어 포함) |
| 조리 관람 | 카운터 가운데 자리에서만 가능 |
객단가 추정(2인 기준)
| 항목 | 금액 |
|---|---|
| 음식 | 약 3만 원 (야끼소바 + 오코노미야끼 + 추가 1개) |
| 주류 | 인당 맥주 2잔 가정 |
| 1인 객단가 | 2.5~3만 원 |
여행 와서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수준이다. 1차로 와서 조금 더 먹든, 2차로 가볍게 들르든 부담이 없는 값이다. (방문 한 번의 인상을 근거로 한 추정이다.)
메뉴에 관하여
리뷰를 보니 오마카세 코스도 소비가 많이 된다. 메뉴판에 오코노미야끼, 야끼소바만 해도 메뉴판 한쪽이 다차고, 그냥 철판요리 메뉴만 해도 한 페이지가 넘어가니, 가게를 처음 방문한 입장에선 고민이 많아진다. 맛있는 건 많이 먹고 싶고, 여행지라 더 소비하려는 심리도 있어서 그런지 오마카세 코스가 인기 있는 것 같다.
내가 여기서 느낀 사장으로서 좋다고 본 점은 객단가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장치이다. 오마카세라면 보통 5만원 넘는 수준의 부담스러운 가격대가 많은데, 여기는 최저가가 3,000엔이다. 심지어 더 높은 가격대의 오마카세 코스도 두 개가 더 있다. 그런 점에서 3,000엔 짜리가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고, 구성도 다양하니 끌릴 수 밖에 없다.
반대로 오마카세가 아닌 단품으로 시키는 손님들에게는 사이드 메뉴가 준비되어 있다. 2명이서 방문하면 오코노미야끼와 야끼소바를 하나씩 시켜도 배가 크게 차지 않으니 자연스레 사이드 메뉴에 눈길이 가는데, 마침 1,000엔 이하가 많다. 가격이 저렴한 만큼 양도 적은 편이다.
그런데 2인 기준으로는 이 적은 양이 오히려 딱 맞는다. 사이드를 세 개 이상 시키면 가격도 양도 부담스러워지는데, 적은 양을 여러 개 나눠 먹는 편이 낫기 때문이다. 앞의 두 메인 메뉴가 여행지 한복판 치고 저렴한 편이라 추가 주문의 부담도 적다. 오마카세든 단품이든 주류는 별도로 붙고, 여기에 오토오시까지 자동으로 추가되니 재료 원가에 비해 남는 게 많은 구조다.
왜 되는가, 안 되는가
우선 위치가 도톤보리강 근처이긴 하지만 메인 거리에 비해선 조금 떨어져 있고, 골목에 숨어있는 느낌이다. 또한 다른 음식점들은 좌석 수도 굉장히 많고 빠른 회전율을 추구하는 데, 여기는 좌석 수가 적으니 아무리 회전율이 빨라도 하루 매출에는 한계가 있다.
아무리 재료 원가가 낮은 음식일지라도 오코노미야끼는 두툼한 만큼 조리 시간이 꽤나 걸렸다. 내가 갔을 땐 손님이 없어서 그나마 빨리 나온걸테지만 그래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만석 기준 12명이 있을 수 있는데 주문이 여러 개 들어갔을 때 쓸 철판의 크기도 너무 작아서 조리 시간이 무한히 늘어날 것 같았다. 게다가 직원이 세 명인데도 철판을 담당하는 사람은 한 명뿐이다.
그런 점에서 가게의 위치, 조리 시간, 회전율 때문에 아무리 관광지라 해도 매출이 늘 높지만은 않을 것 같다.
내가 이 가게를 운영한다면
- 누구에게 팔 것인가
먼저 상품을 판매할 손님을 구체화하고 싶다. 이 가게는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관광지 근처지만, 정작 사람들이 잘 안 다니는 골목에 있다. 그렇다면 아늑한 분위기의 단골 식당으로 방향을 잡는 게 맞다. 특히 여행객 커플이나 현지인을 주 손님으로 삼고 싶다. 이들은 조금 더 조용한 곳에서 분위기를 즐기며 식사하고 싶어 할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다만 관광지 근처라는 위치 자체가 기본값을 정한다. 외국인 관광객 응대를 잘하는 건 이 자리에 있는 이상 당연히 갖춰야 할 기본기이고, 그 위에 커플·현지인을 위한 아늑한 컨셉을 쌓아 올리는 것이다.
그래서 컨셉도 다른 관광지 식당과 다르게 잡고 싶다. 매출만 보고 컨셉을 잡을 게 아니라, 아늑하고 조용히 즐기기 좋은 커플을 위한 식당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면 조용한 골목에 있다는 것 자체가 오히려 컨셉에 들어맞는다.
- 공간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
애초에 많은 매출을 추구했다면 가게를 확장하고 위치도 옮겼어야 한다. 그러지 않았다는 건 단골 장사를 추구한다는 뜻이다. 직원 3명으로 효율을 개선해나가면, 규모는 작아도 괜찮은 수익률이 나올 수 있다. 이런 가게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단골을 만드는 것이다. 여행 온 관광객이라도 “다음에 오사카 오면 또 들르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만들어야 한다.
분위기도 이 컨셉에 맞게 손보고 싶다. 지금은 손님이 없을 때 허전한 느낌이 있다. 일본 분위기의 음악을 조금 더 크게 틀면 그 허전함을 지울 수 있을 것 같다. 큰 술집 같은 분위기를 만들자는 건 아니고, 서울 종로의 ‘파작'[1]처럼 바로 옆 사람과는 대화가 되지만 그 너머로는 안 들릴 정도의 음량이면 좋겠다. 그러면 대형 매장에서는 낼 수 없는 아늑함이 생긴다. 입구에 노란 조명을 달아두는 것도 그 아늑함을 더해줄 것 같다.
심지어 비 오는 날이나 흐린 날이면 오히려 분위기가 사는 가게가 될 수도 있다. 그런 날은 다들 나가기 싫어하지만, 오히려 그런 날에 더 가고 싶은 가게를 만들어야 이 가게만의 장점이 부각된다.
비 오는 날에는 가게 안을 더 쾌적하고 아늑하게 만들거나, 그날만큼은 작은 서비스를 하나 더 얹어주는 것도 방법이다. 어차피 회전율로 승부하는 가게가 아니니, 일단 들어온 손님을 더 오래 붙잡아두는 편이 낫다. 그러면 손님도 나가기 싫은 바깥보다 안에 더 머물고 싶어진다. 음악을 빗소리로 바꿔보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 손님을 어떻게 대할 것인가
여행객에게는 술 한 잔을 무료로 권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극적으로 기다리기보다 직원이 먼저 다가가 여행객의 긴장을 풀어주면 좋다. 자연스럽게 술을 더 마시게 되고, 가게와 손님이 쉽게 어우러지면서 분위기를 즐기게 된다. 그러면 추가 소비로 이어지고, 다음 여행 때도 이 가게가 자연스레 떠오를 것이다.
한국인 손님을 더 챙기는 것도 방법이다. 골목 구석의 작은 가게인데도 내가 방문했을 때 한국인 손님만 네 명이 더 왔고 현지인은 한 명뿐이었다. 나 역시 구글맵 리뷰를 보고 찾아왔다. 한국인이 자체적으로 리뷰나 인스타에 후기를 올리면 홍보가 알아서 되는 구조다.
한국인뿐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을 챙기려면, 손님들에게 더 적극적이고 호의적인 태도를 보이고 많이 오는 국적의 언어를 조금씩 공부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외국인 관광객은 자기 나라 사람에게 호의적이면서 이용하기 쉬운 가게를 좋아한다. 그런 가게라면 가격이 조금 더 비싸도 선택한다.
- 어떻게 다시 오게 할 것인가
단골을 실제로 관리하는 것도 고려해볼 만하다. 방문자 정보를 엑셀 같은 곳에 조금씩 모아두고, 다음에 다시 방문하면 챙겨주는 것이다. 다음 예약 때 편의를 봐주는 방법도 있다. 예약이 특별히 어려운 곳도 아니니 시도해볼 만하다.
“다음에 오사카를 가게 된다면 내가 그려본 컨셉의 식당이 있는지 먼저 찾아볼 것 같다. 그리고 만약 이 가게를 방문해야 한다면 오마카세 코스를 시키고 조금더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며 여러 주류를 시도해볼 것이다.”
[1] 파작 – 서울 종로에 위치한 샌드위치 가게이다.
https://maps.app.goo.gl/DEZWemGWjKxHzF6n8
[2] 오토오시에 대한 자세한 글은 작성 후 링크 예정